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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천사, 운명 (Destiny) 우린 아이들을 무척 좋아하고 사랑했죠.우리에게도 이런 예쁜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죠.그러던 어느 날 우리에게도 생명의 소리가 전해졌죠.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죠.  모든 것을 다 가진 것처럼.그러나 신께서 두 번의 축복을 주시진 않았죠.예상치 못한 의사의 선고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왜 하필 우리일까?우리가 무슨 잘못을 해서 큰 벌을 주신 걸까?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아무리 소리 질러 봐도 대답해 주는 이가 없었죠.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 생각했죠.매일 부둥켜안고 울고 위로하고 또 울곤 했죠.그런데 아이는 늘 살려고 안간힘을 썼죠.우릴 보고 그저 환하게 웃어 주었죠. 바보처럼 왜 울어?당신들은 아무 잘못도 없어.나는 나의 운명대로 살아갈 거야 걱정 마.우린 마치 새로운 세계.. 2023. 12. 3.
노란 머리 신부님 어느 날  머리가 노란 신부님이자 교수님이  처음 보는 내게 말을 걸어오셨다.   한국에 10년을 넘게 계셔서  한국말도 무척이나 잘하셨다.   "오늘 나무를 심으려 하는데,  도와주지 않을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잘 보이려고 도와드린다고 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학교 뒷산에  나무를 심고 계신 신부님께  그날도 학생 두 명이 더 합류했다.   먼저 양동이로 조그만 분수대 물을  퍼서 언덕을 올라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이걸 수십 번 반복하니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렇게 일이 끝나려나 싶어  빈 양동이를 들고 내려가려는데,  "도서관 옆에 가면 묘목이 있는데  그것 한 다발 가지고 와라."라고 하셨다.   뚜벅뚜벅 내려와 도서관 뒤편에 갔더니 한 트럭 분량의 묘목들. 그 이.. 2023. 12. 2.
Get out of here (여기서 나가) 고등학교까지 시험 위주의 영어  공부로 인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는  형편없는 수준에서 설레는 영문과 첫 학기를 맞았다.  과 수업의 대부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다른 건 예습을 하면 되는데  영어토론 수업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미국 발음, 영국 발음 각 다른 교수님들 수업도 있어서  가뜩이나 힘든 수업에  거의 멘탈 붕괴에 이르렀다. 이쪽 길이 맞는지  어떨 땐 고민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개선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늘의 계시인지  나와 처지가 똑같은 동료애가  철철 넘치는 친구가 생겼다.  해외 유학파와 양날의 칼인  우리는 항상 강의실  뒤쪽이 고정석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  영국계 교수님께서  수업 중간에 무슨 숙제를  내주었는데 잘 .. 2023. 12. 1.
인생길 인생길 어디서 시작된 지모르는 길엄마도 아빠도헤어져돌아갈 수 없는 길 가족들을만나서가는 지금 이 길 언제 또 어디서안녕하고끝날지 모르는 길​by J.J.  시작노트 :  인생길. 우린 항상 그 길을 걷고 있다. 2023. 11. 30.
초등학교 졸업사진 산골에 살다 보면 과거에는  곤충이 너무 많았다.   곤충도 자연 속 일부로  우리와 같이 자랐다.   특히 벌에 대한 경험은  산골 생활을 하면 꼭 하게 된다.   부모님은 토종벌을 많이  기르고 계셨다.   봄이 되면 마을은  노란 산수유 꽃이 만발했다.   꿀벌들은 노란 꽃가루를  달고 부지런히 꿀을 모았다.   가을이 지나 서리가 내릴 때면  부모님은 꿀을 수확했다. 가난한 산골이라 당시 학교에서는  건빵을 배식해 주었다.   건빵은 배고픈 우리에게  큰 선물이었다.   어떤 때는 물에 건빵을 띄워  불려서 물과 같이 먹으면  배가 불렀다.   어떤 때는 먹고 남은 건  책보에 싸서 집으로 가져가곤 했다.   하굣길에 큰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힘들 땐 그곳에서 쉬어 갔다.   그럴 때면 우리에게.. 2023. 11. 29.
고마운 친구들 1989년 9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서울에서 그 먼 길 마다하고  산골을 찾은 친구들이 있었다.   뜻하지 않는 문상에  나는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산골로 오는 길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좀 더 걸어야 할 길인데  이렇게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친구들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산골을 찾아오는데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런 산골을  찾은 것도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었으리라.   그래서  어렵게 찾은 친구들을 위해  난 장작불을 피워 따뜻하게  하룻밤을 지내게 했다. 장작불을 피우고 친구들을  방으로 안내한 후에  안줏거리와 술을 가져다  친구들과 잠깐 대화를 했다.   난 이곳까지 찾아온 것에 대해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친구들이 편하게 한잔하고.. 2023. 11. 28.
울 엄마 김밥 울 엄마 김밥  가지런히 말린김밥보다막손에 둘둘만울 엄마 김밥이, 쌀알 꽉 찬김밥보다보리알 들어간울 엄마 김밥이, 이리 예쁜김밥보다옆구리 터진울 엄마 김밥이, 눈물 나게그리워,목이 메인다.  ​by J.J. ​시작노트 : 모양이 이쁜 김밥을 보며 문득 예전에 울 엄마가 싸준 김밥이 생각이 난다. 2023.10.24 - [자작시] - 엄마 김치 엄마 김치엄마 김치 ​ 식탁에 올라온 김치, 매년 먹던 엄마 김치가 아니다. ​ 온갖 양념 들지 않아도 소금에 살짝 절여 뚝딱 손맛을 넣은 엄마 김치. ​ 늘 부족하다며 듬뿍 듬뿍 담아 주시던 엄마 김치.emoaesthetics.tistory.com 2023. 11. 27.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 내가 다니던 대학교 시절은   공부보다도  이 사회를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로 이끌어 가느냐가  더 이슈인 시대였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공부보다는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모에도 참여하고  외부 활동을 많이 할 때였다.   그날도 여러 친구들이 모여  등나무 아래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사실 난  그 부류에도 끼칠 못했다.   하루하루 용돈도 벌어야 했고   무엇보다도 학비를 벌어야  다음 학기 등록을 할 수 있어서  친구들의 말은  그냥 흘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친구들의  진지한 토론에서는  늘 미안했다.   그래서  어느 날 빈 주머니를 털어  막걸리와 마른안주를 사서  솔밭에 자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과하게 마 신적이 있었다.   그날은 나도 일정이 없어  친구들과 .. 2023. 11. 26.
아버지와 링거주사 중학교 2학년 때였을거다.엄마는 가끔 먼 길을마다하지 않고 장에 갔다 올 때면 링거 한 병을 사 오셨다. 지금은 약국에서 팔지도 않고 병원에 가야 처방받을 수 있지만, 과거에는 약국에서 링거 수액을 팔았다.그리고 링거 주사는사람을 불러서 맞았다. 아버지는 막내 누나 얘기로위암이라고 했다.그래서 어떨 땐 식사를 많이 못 해 링거 주사를 맞아야 했다. 시골에서 간호사 할 만한사람도 없고 딱히 도와줄사람도 없는 터에어느 날 아버지는 나에게 링거 주사를 놓아 달라고 하셨다. 처음엔 너무 떨려서잘못 찔렀는지 주삿바늘 옆이 뽈록하게 부어오르기도 했다.그러나오랜 노동으로 굵어진 아버지의 팔뚝엔굵은 핏줄이 선명했다.한두 번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때부터 아버지의 링거 주사는내가 놓아 드렸다. 고등학교 유학을 떠났지만방학 .. 2023. 11. 25.
군대 가야 할 남동생 대한민국의 남자들이면  누구나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과거에는 면제도 있고  방위도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신체 건강한 남자면  현역 입대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독자이고  부모님 연세가 좀 있으면  방위로 군 복무를 줄여 주었다.   그래서 당시 그렇게 되는 줄 알고  본적지가 있는 봉양으로  신체검사를 받으러 갔다.   모든 검사를 마치고  최종 군의관이  도장 팍 찍어 주었다.   "현역 1급 판정"  그래서 뭔가 좀 이상하다  싶어 군의관에게 현역 1급 판정이  맞는지 되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동생도  "입영대상"이라고  적혀 있는 서류를 보여 주며  독자가 아니라 했다. 동생은 3살 때 장이 꼬였는데  워낙 산골이라 병원 도착이  늦어져서 하늘로 일찍 갔다.   그래.. 2023. 11. 24.
안녕! 인사동 안녕! 인사동오늘도,안녕! 인사동. 인사동 아침,비둘기 떼거리에 내리고,총총총 사람들어디론가 말없이분주히 사라진다. 인사동 한낮,어디선가사람들이 우르르쏟아져 나오더니이곳저곳 함박웃음이 터진다. 인사동에 어둠이 깔리면,색소폰 소리가서둘러 돌아가는 내 발목을 잡는다. 오늘은 이만,안녕! 인사동. By J.J. ​ 시작노트 : 인사동의 풍경은 늘 마음이 간다. 2023. 11. 23.
소처럼 일해. 어린 시절 산골 마을  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온 마을은 산수유 꽃으로  덮이고 가끔씩 울어대는  산꿩 소리가  시간을 깨웠다. 건너편에 농부는  소를 몰아 밭을 갈았다.   "워. 워. 워......"   "음메~~~" 아지랑이도 하늘하늘,  워낭소리도 하늘하늘.  봄 햇살 따뜻한 잔디 위에  누워 스르르 잠이 들곤 했다. 사회에 막 진출했을 때는  직장 고참은 신이었다. 일할 때는 무섭게 말하지만  또 술 한잔 하면 다정했다. 서로 끈끈한 사이가  되기도 하지만  일에 대해선 고참은 엄했다. 모두들 외부로 나가 점심때  손님을 만나 식사를 하고  늦게 복귀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면 고참은  불같이 화를 냈다. 모두가 무서워했다.   "야, 너희들 반성해!" "어디 가서 농땡이  치다 .. 2023.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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