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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대학교 기말고사 기간

by 미공대아빠 2023.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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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대학교 시절은  
공부보다도 
이 사회를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로 이끌어 가느냐가 
더 이슈인 시대였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공부보다는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는 
데모에도 참여하고 
외부 활동을 많이 할 때였다.  
그날도 여러 친구들이 모여 
등나무 아래서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었다.  
사실 난 
그 부류에도 끼칠 못했다.  
하루하루 용돈도 벌어야 했고  
무엇보다도 학비를 벌어야 
다음 학기 등록을 할 수 있어서 
친구들의 말은 
그냥 흘리기 십상이었다.  
그래서 친구들의 
진지한 토론에서는 
늘 미안했다.  

그래서 
어느 날 빈 주머니를 털어 
막걸리와 마른안주를 사서 
솔밭에 자리를 마련하고 
친구들과 과하게 마
신적이 있었다.  
그날은 나도 일정이 없어 
친구들과 술인지 물인지 
모를 정도로 마셨다.  
그리고 다들 어디로 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난 밤바람이 차질 않아 
신문지를 구해 벤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때가 아마 6월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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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되고 추워서 24시간 
개방하는 도서관이 
그래도 덜 추울 것 같아 
그곳으로 향했다.  
도서관에 서적을 빌리는 곳은 
밤에 문을 닫지만 
독서실과 같은 공간은 
24시간 개방했다.  
그리고 아마 기말고사가 
시작되기 전이라 
새벽 5시가 넘으면 자리를 
차지하려고 부지런한 학생들이 
일찍 도서관을 찾았다.  

그때가 새벽 6시가 
조금 넘었을 때였다.  
그리고 찾은 도서관에서 
저녁에 술 한잔 한 
친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10인용 책상,  
10개의 의자에  
일찍 등교한 학생들이 
기말고사 공부를 하는지 
아무 말 없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친구가... 드러누워 
자고 있었다.  

​그 10인용 책상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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