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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Get out of here (여기서 나가)

by 미공대아빠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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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까지 시험 위주의 영어 
공부로 인해 영어 듣기와 말하기는 
형편없는 수준에서
설레는 영문과 첫 학기를 맞았다. 

과 수업의 대부분 과정이 
영어로 진행되었다.
다른 건 예습을 하면 되는데 
영어토론 수업은 정말 
정신이 없었다. 
미국 발음, 영국 발음 각 다른
교수님들 수업도 있어서 
가뜩이나 힘든 수업에 
거의 멘탈 붕괴에 이르렀다.
이쪽 길이 맞는지 
어떨 땐 고민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개선될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하늘의 계시인지 
나와 처지가 똑같은 동료애가 
철철 넘치는 친구가 생겼다. 
해외 유학파와 양날의 칼인 
우리는 항상 강의실 
뒤쪽이 고정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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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 
영국계 교수님께서 
수업 중간에 무슨 숙제를 
내주었는데 잘 알아듣지 못해서 
뒤에 앉아 열심히 듣고 있는 
나의 친구에게 물어봤다.


"야, 숙제를 낸 것 같은데 뭐냐"


나의 친구 왈

"나도 몰라. 뭐라 한 것 같은데."


나의 친구는 옆 친구한테

"숙제가 뭐냐?"


그 친구도

"몰러"


이렇게 주고받는 와중에 
갑자기 교수님이 우리를 향해 
엄청 큰소리로 외치시는데
그나마 우리 셋이 모두 유일하게 
알아듣는 한 문장,

"........ Get out of here
(여기서 나가)!!!"

그렇게 우리 셋은 
학교 역사상 유례없는 강의실에서 
쫓겨난 학생들로 남게 되었다. 

교수님은 그동안 우리가 속닥거리고 
어수선해서 수업태도가 불량한 것으로 
찍은 모양이었다. 
사실 우린 셋이서 똘똘 뭉쳐 영어의 
벽을 깨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여하튼 우리 셋은 그동안의 정황을 
영어로 써서 연구실로 찾아가야만 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지금 한 친구는 캐나다에서 공무원으로
다른 한 친구는 두바이에서 지사장으로
생활 속의 영어를 잘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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