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9월,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서울에서 그 먼 길 마다하고
산골을 찾은 친구들이 있었다.
뜻하지 않는 문상에
나는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산골로 오는 길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좀 더 걸어야 할 길인데
이렇게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감사할 따름이었다.
친구들의 대부분이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서
산골을 찾아오는데도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런 산골을
찾은 것도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었으리라.
그래서
어렵게 찾은 친구들을 위해
난 장작불을 피워 따뜻하게
하룻밤을 지내게 했다.
장작불을 피우고 친구들을
방으로 안내한 후에
안줏거리와 술을 가져다
친구들과 잠깐 대화를 했다.
난 이곳까지 찾아온 것에 대해
너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친구들이 편하게 한잔하고
갈 수 있게 술을 권하기도 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술을 먹으면서
눈물도 흘리는 것을 보고
참 좋은 친구들이구나 생각하며
내가 참 친구는
잘 두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음날 버스 타는 곳까지
배웅하고 서울에서
나중에 보자고 했다.
며칠이 지난 후
나는 공부도 계속해야 해서
서울로 일찍 상경했고
그때 친구들의 문상이 너무
고마워서 저녁 자리를 마련했다.
나 : 친구들아, 그때 먼 길을
와 주고 위로해 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그리고,
날 위해 정말 울어 줄 수
있다는 친구가 있는 게
난 정말 자랑스러워.
친구 1 : 그래... 그렇긴 한데.
사실.... 그때
우리가 울은 건....
우리가 잔 방에 장작 연기가
너무 들어와
눈이 매워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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