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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사랑을 주는 방법밖에...

by 미공대아빠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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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망고"

 

집에 있는 반려견, 망고가 아무래도 
분리 불안이 왔다.
지난번 병원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집에 두고 외출하려고 하면 깨갱

대면서 자꾸 매달린다.
대문을 닫고 가만히 있어도 안에서 
계속 깨갱 된다.
결국 가족 중 한 명은 집에 남아야 했다.
앞으로는 조금씩 떨어져 있는 시간을
늘리면서 좋아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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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를 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내가 어릴 적 살던 집 앞마당 돌계단을 
내려오면 졸졸졸 시냇물이 흘렀다.
주말에 부모님이 품앗이 갔을 때
그 개울가 넓적 바위에 누워
잠깐 잠이 든 적이 많았다.
얼마나 잤을까 문득 깨면 주변이 
멍해지면서 집을 향해 엄마를 
크게 부른 적이 많았다.
이것도 일종의 분리 불안이었을까.
부모님의 보호를 떠나면 어찌 될까.
한낮 꿈에서 깨어나 몽환적인 상황

에서 무의식적으로 부르는 엄마 

소리에갑자기 흐르는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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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부모님이 마침 집에 계셔서 그런지
바위 위에서 누워 있는 게 편안했다.
그러고 스르르 잠이 들었고
또 얼마를 지났을까.
잠에서 깬 난 오른쪽 귀와 입사 이에
엄청난 끌림을 느꼈다.
차가운 돌에 얼굴을 대고 자서 그러나
입이 점점 심하게 돌아갔다.
난 과거에 그랬듯 순간적으로 엄마를 

불렀다.

"어 어 ㅁ 마... 이 ㅂ 이... 이 사 ㅇ ㅎㅐ 유..."

동네 사람들이 얘기하기를 입 돌아

가면 대추나무 가지로 갈고리를 

만들어 갈고리는 입에서 당기고 

연결된 끈은 귀에 걸어주면 며칠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만들어 준 예쁜 

갈고리로 그렇게 하고 수 주일 동안 

아래 동네 침 잘 논다는 할아버지에게 

가서 아픈 침을 엄청 맞아야 했다.
그 후 바위에서 자는 일도 조심하고
집에서 부모님과 알콩달콩 있다 보니
조금씩 분리 불안증도 없어졌다.

망고도 방법이 없다. 그냥 같이 있어 

주고 사랑을 주는 방법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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