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일이다.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와
제주도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지금은 유명한 함덕이었지만
당시는 사람들도 많지 않은
그저 시골의 한 동네였다.
함덕과 인연을 맺은 건
한 외국인 선생님이 종교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제주도 무속신앙을
주제로 논문을 쓰는데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두 번 정도 같이 제주도에
내려왔는데 머문 곳이 함덕이었다.
당시 함덕은 민박을 주로 하고 있어
어느 노부부의 민박집에 머물게
되었는데 너무 친절하고 마음도
써 주셔서 친구와 같이
제주도 여행길 민박을 그 집으로 했다.
친구와 같이 머무르면서 난 낚시를
좋아해서 릴낚시를 챙겨갔다.
낮에 여러 포인트를 둘러봐도
별 소득이 없었다. 그도 그런 것이
난 민물낚시만 줄곧 다녔고
바다낚시는 서툴렀다.
낮을 그렇게 허비하고 나서
그래도 밤낚시가 될 것 같아
친구를 달래 함덕에 있는 조그만
항구 입구에서 밤낚시를 시작했다.
멀리 던져서 야광찌를 보노라니
민물과 다르게 울렁거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갑자기 찌가
사라졌다 보였다 난리가 났다.
옳거니 한 마리 잡혔다 보다
잽싸게 릴을 감는데
오메,,,, 두자 남짓한 고등어....
이게 웬 떡이냐 싶어
다시 투척... 또 고등어...
친구와 난 너무 신나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멀리서 동네 어르신인지
어슴프레 다가오는 두 사람이
있었다.
손에는 주전자와 뜰채.
그리고 우리 옆에 오더니
큰 뜰채를 길게 늘어 뜨리고
바로 앞 바닷물로 푹 넣더니
뭔가 잡아 올리는 것이다.
고등어 몇 마리를 단 한 번에
잡는 걸 보고 우리도 놀라서
우리 발밑을 보니
와우.... 엄청나게 밀려들어온
고등어 때.....
우리 그것도 모르고 멀리멀리
투척 투척....
어쨌든 그날 고등어 요리는
실컷 먹었다.
지금도 때가 되면 그렇게
고등어 때가 밀려 올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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