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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사람을 안다는 것

by 미공대아빠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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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올해 들어 두 번째 결혼식장을 가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때부터 

지금까지 알고 지낸 회사 선배의 딸 

결혼식이었다.
요즘 결혼식은 예전과 사뭇 달라서 
예전에는 예상치도 못한 이벤트를 많이 

한다.  지난번 결혼식에서는 신랑이 

초대한 댄서들과 즐겁게 춤을 추었는데, 

이번에는 신랑 신부의 지인 두 분이 

발레를 했다.
웨딩길에서 하는 발레는 두 사람의 

미래를 조화롭고 아름답게 함께 하길 

바라며 공연을 했으리라.

그리고, 주례는 신랑신부 양가의 

아버님들이 나와서 좋은 말로 대신한다고 

했다.  
신부 측 아버지, 선배는 신부를 데리고 
나올 때부터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주례사를 눈물로 대신하고 말았다.
30년을 가까이 살면서 많은 희로애락이 
있었음을 짐작게 했다.  
감수성이 많은 선배이지만 말을 잇지 

못하는 주례사에서 보고 있는 나도 가슴이 
울컥해서 위를 쳐다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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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랫동안 알아온 선배인데 
내가 얼마나 그분에 대해 잘 알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회에서 만났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아픈 얘기들을 내색하지 않고 만날 때마다
웃음으로 대해 주신 선배는 참 대단하다 
생각되었다.  내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고 공감해 줄 수도 있었는데 
선배라고, 친하다고 생각만 했지 
그런 건 챙겨 드리지 못한 게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막 예식이 끝나고 식사가 들어오고 있는데 
개인적 약속이 있어 먼저 일어나 

인사하려니,

"xx 야, 스테이큰데 먹고 가야지...."

끝까지 챙겨주는 선배에게 
'담부터 잘할게요.'란 속말이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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