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

필리핀 원주민 아이따족 봉사

by 미공대아빠 2023. 12. 15.
728x90
반응형

 

 

필리핀에서 일할 때 한국 봉사 단체와 
함께 필리핀 원주민 아이따족 봉사를 
몇 번 갈 기회가 있었다. 

아이따족은 피나투보 화산 폭발 때 
상당수가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그래도 일부가 모여 아직도 
피나투보산에 살고 있었다.  
생활여건이야말로 할 수 
없을 만큼 열악했다.   
한 번은 태양광 설치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다. 

마을 공터 나무에 몇 개 설치하고 
주민들 집에 달으려고 각자 흩어졌다.
그리고 난 이 세상에서 가장 
심플한 집에 도착했다.  
사람 키만 한 기둥 네 개에 
지붕은 바나나 잎으로 덮여있고, 
갓난아이 한 명의 단출한 세 식구와 
밥 하는 냄비 하나. 
난 손짓으로 설치 장소를 물었다.
네 기둥 중 제일 굵은 쪽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유난히 수줍어했다.​
다 설치가 끝났나고 몇 발작 물러서
작품을 감상하는데 웃으면 안 되는데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설치해 놓고 보니 문명과 자연의 
완전한 비조화. 그도 그의 아내도 
나의 생각을 알았는지
같이 한바탕 웃어 주었다. 

내가 그보다 더 가졌다고 봉사하는 것 
아니고 그가 아주 못 가져서 
봉사를 원한 것 아니고
그 순간에 스치고 간 나와 그의 가족 

사이 오묘한 텔레파시만이 진실일 뿐. 

바로 이 맛 때문에 봉사를 또 간다.

728x90
반응형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성이 녹아드는 불멍  (74) 2023.12.19
위로와 용기를 주신 위대한 스승  (71) 2023.12.17
산골 친구 상준이  (68) 2023.12.14
끊임없는 변화와 실천  (80) 2023.12.12
고교 야구 대회 응원  (72) 2023.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