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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싱가포르 생활 에피소드

by 미공대아빠 202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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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 있을 때 일이었다.   
사회적으로도 저명하고 
경제 활동도 활발하신 분과 
자주 만나 식사도 하고, 
연배가 있으셔서 
가끔 인생 조언을 받기도 했다.  
인간적으로 휴머니스트이자 
사회적 리더로서 
그늘진 곳에 관심도 많은 분이라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했다.  
그런 분들은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특징이 있었다.  
한번 약속을 하면 
절대 어기는 일이 없고 
시간도 철저히 지키는 모습에 
나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나 또한 그런 분들을 
따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며칠 전에 그분과 약속한 점심시간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아침에 점심 약속 스케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다가올 때쯤 갑자기 전화가 왔다. 

 "내가... 정말 미안한데... 
갑자기 상을 당해서 오늘 점심을 
못하고 다음에 하면 좋겠네."  
라며 미안한 마음을 읽을 정도로 
정중히 양해를 구했다.   
상을 당하셨다고 하니 아무 생각 

마시고 먼저 큰일을 치르시고 
마음을 추스르신 연후에 
시간이 충분히 지나면 연락 주시라고 

했다.  그리고 혹여 내가 문상을 
가도 될지 여쭈어보았다.  
그분께서는 그냥 식구들끼리 
조촐히 상을 치르실 예정이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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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가 지나고 그분이 전화를 주셔서 
그때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니 점심시간을 
다시 잡자고 하셨다. 
난 아무 때나 괜찮으니 
편하신 시간에 말씀 주시라 하면서 
상을 잘 치르셨는지 여쭈어보았다.

"상은 잘 치르셨는지요?  
제가 찾아뵙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그런데 돌아가신 분이 누구신지요?"

........

"어... 그게,  우리 집에서 
기르던 개가 갑자기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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