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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숙집 룸메이트

by 미공대아빠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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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들었던 시골 중학교를 벗어나 
청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충주로 가서 
다시 청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부모님은 멀리 떠나는 아들이 
걱정되셨는지 같은 학교에
배정받은 중학교 앞 
문방구 집 아들과 
1년간 하숙을 잡아 주셨다.
 
문방구 집으로 말하면 
집안이 좀 넉넉한 편이었다.  
아버지가 트럭을 몰고 다니며 
고추를 사거나 농수산물을 사서 
도매상가로 넘기는 일로
돈을 벌었는지 
중학교 바로 앞에 
단독 문방구를 열었고 
그곳에 딸린 집도 크게 지었다.
  
가끔 비가 많이 와서 
강을 건너지 못할 사정이 되면 
문방구 집에 몇 번 신세를 
진 적이 있는데 잘 대해 주셨다.  
그리고 청주에 와서 
하숙집도 먼저 알아봐 주셔서
우리 부모님도 감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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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의 고등학교 공부는
정말 힘들었다.  
학원이라고는 전혀 다녀보지도 
못했고 수학은 좀 경쟁력이 있었는데 
영어는 청주 학생들에 비해 
많이 뒤떨어졌다.  
나와 하숙을 시작한 
문방구 집 아들은 
나보다 영어 점수는 좋았지만 
수학은 늘 나보다 못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수학에서 
늘 나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내가 먼저 자기 전에는 
절대로 자지 않고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친구는 
늘 피곤에 쌓여 있었다.

지난  중간고사에서 
내 영어 점수가 개선되면서 
긴장을 하게 된 친구가 
기말고사에서는 기필코 두 과목에서 
나를 이기리라 마음먹은 것 같았다.  
기말고사 기간이 가까워 지자 
어느 날 친구는 밤에 자지 않고 
공부한다고 나에게 선언을 했다.  
그리고 갑자기 친구가 
의자에 다리를 묶었다. 

친구  :  "난 졸려도 절대 
              바닥에서 자지 않을 거야!" 

  나    :  "그래 그럼 난 먼저 잔다."

그리고 한참이 지났을까,  
내가 자는 옆으로 
무언가 쿵 하고 떨어졌다.  
난 뭔 난리가 났나 싶어 
벌떡 일어났다. 
그런데  
발견한 것은 
옆구리를 부여잡고 
아프다고 난리 난 친구였다.


....

졸음을 못 참고 
다리를 묶은 끈을 풀고, 
나란히 놓인 책상 위로 올라가 
자다가 그만 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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