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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소풍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체험학습이라고 불린다.
어린 시절 소풍은 아이들에겐 큰 행사였다.
보통 계곡이나 강가로 소풍을 갔다.
소풍을 가게 되면 특별한 도시락을 싸 주셨다.
평소에 잘 못 먹는 김밥을 말아 주셨다.
평소에는 보리밥이 많이 들어간 밥을 먹었다.
그런데 김밥에도 완전한 쌀밥으로만
싸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김밥이 단단하지 못했다.
소풍을 가서 밥 먹을 시간이 되면
괜스레 멀리 떨어져 먹었다.
아이들이 놀리기 때문이었다.
옆구리가 터진 김밥은 젓가락으로
먹기에도 버거웠다.
엄마는 그것도 모르시고
선생님 도시락까지 싸 주셨다.
선생님 도시락은 아예 내놓지도 못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몰래
선생님 도시락도 먹었다.
엄마는 빈 도시락 두 개를 보시고
아무 말씀은 안 하셨다.
다음날 평소와 같이 학교에 갔다.
그리고 점심때 배가 고파 허겁지겁
도시락을 열었다.
"어..어.. 엄마.... " 또 옆구리 터진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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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천(歸天)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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