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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용서

by 미공대아빠 2023.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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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산골 부모님은 벌통을

끔찍이도 다루셨다.

그도 그런 것이 산골에서 농사 이외는

수입원이 많지 않았다.

늦가을에 수확하여 겨울 동안

서울로 팔아 생계에 보탰다.

그러던 어느 해, 산에 놓은 벌통

몇 개가 사라졌다.

아버지는 무척 당황해하셨다.

마을 사람들이 산 너머 마을까지

찾아봐 주었지만 없었다.

부모님은 밤마다 잃어버린 벌통

생각에 심기가 불편해 있었다.

그리고 수 주일이 지났을 때였다.

부모님은 먼 마을 사람으로부터

벌통이 있는 곳을 알아내셨다.

아버지는 옆집 아저씨와 한 걸음에

그곳으로 달려가셨다.

그리고 잃어버린 벌통을 찾아오셨다.

동네 사람들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난리가 났다.

그런데 부모님은 찾았으면 됐다고

고집을 굽히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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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일이 지났다.

집 마루에 콩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아버진 아마도 벌통을 훔쳐 간 사람이

가져다 놓은 것 같다고 했다.

그날 호롱 불이 나풀거리며 흐릿해질 때,

부모님 이야기를 듣게 됐다.

"그 집 할머니가 거동도 못하고 있던데....

콩은 왜 가져왔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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