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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는
산골마을 고향은
산수유나무가 잘 자랐다.
그래서
고향 생각할 때면
산수유가 늘 떠오르곤 한다.
입춘도 지나 이제
산수유 노란 꽃을
볼 날이 멀지 않았다.
오래전,
시골집은 산수유나무로
둘러싸여서 봄이면
꽃과 벌들의 잔칫집 같았다.
엄마는 늦가을
산수유 열매를 따서
겨우내 씨를 발라 말려서 팔았다.
겨울 소출이 없으니
소액이라도 가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이 산수유 씨를 발라내는 일은
기계로 할 수가 없을 만큼
씨와 껍질이 단단히 붙어 있다.
그래서,
물에 불려서 까기도 하는데
그래도 손톱을 이용해야 했다.
겨우내 작업을 하다 보면
손톱이 달아 아플 때도 있었다.
엄마는 이렇게 깐 산수유를
시내 장이 열릴 때 팔아
고무 털신이나
일용품을 사 오셨다.
그렇게 엄마는 자식을 키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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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어김없이
산수유는 꽃을 피우며
화려하게 데뷔하고
여름내 짙은 녹음에 숨었다가
가을 단풍 향연에 동참한다.
그리고,
남들 다 낙엽 떨구고
열매 떨구는 겨울이 오면,
빨간 산수유 열매를 달고
보란 듯이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마치 울 엄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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