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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짜장면은 중학교 다니면서
처음 먹어 보았다.
초등학교를 시골서 다니다가 중학교를
면소재지로 가면서 그나마 짜장면집이
있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남한강을 건너지 않아
짜장면을 먹을 일이 없었다.
하지만 강을 건너 면소재지 중학교에
다녀도 짜장면은 부모님이 면에
나올 일이 있을 때만 그것도 매번은
아니었다.
가물에 콩 나듯 부모님 만날 때면
눈길은 짜장면 집으로 갔다.
자식의 눈길을 아셨는지 그날은
짜장면을 사 주셨다.
손으로 면을 뽑는 소리에 침이 저절로
나왔다. 소리도 리듬감 있게 들리며
주방 아저씨의 손놀림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짜장면,
그 짜장면을 부모님과 마지막 먹은 게
중학교 졸업식날일 거다.
이후 고등학교를 유학을 떠나면서
그해 겨울 엄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기 때문이고 그 후 3년이 지나
아버지도 엄마 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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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오래 흘러 직장을 다니고
결혼도 하고 차도 사면서 중학교 근처
면소재지에 들렀지만 그 짜장면 집은
없어진 뒤였다.
그땐 그렇게 크게 보였던 가게들이
너무 작고 허름해 보였다.
다른 중국집에 들렀지만 그 손짜장은
아니었다.
쟁반짜장을 먹으며 문득 아주 오래전
그 짜장면이 생각나는 건 희미해지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의 끝자락이라도
부여잡고 싶은 마음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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