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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하숙집 룸메이트 마지막 이야기

by 미공대아빠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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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고교 1학년 때 룸메이트와 
겪은 일화를 들려드린 적이 있다.  
그 후의 일어난 일들을 들려드리고 

싶다.  나와 1년을 같이 하숙하고 
난 부모님의 만류에도 자취방으로 

옮겼다.  시골의 사정을 뻔히 아는 

한 자취를 하면 조금이라도 비용을 

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난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취방을 얻었다.  
친구는 다소 집안 사정이 좋아 그대로 
하숙집에 남았다.

친구는 갑자기 경쟁자가 없어져서 
동력을 잃었는지 학교에서 볼 때면 
기운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나를 보면 "너 자취방에 
놀러 가면 안 되니?"라며 많이 

외로워했다.  
그래서 주말이면 자취방에 매번 놀러 

와서 돈 내는 하숙 밥은 안 먹고 
내가 해준 라면이 맛있다면 먹고는 
뒤편에 있는 대학농구장에 가서 
농구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 친구는 어릴 때부터 농구를 참 

잘했다.  덕분에 나도 농구에 재미를 

붙여서 오히려 주말에는 친구를 

기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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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고3을 지나 난 서울로 

올라왔고 친구는 합격한 대학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재수를 한다고 

하면서 일단 시골 중학교 앞 자기 

집으로 간다고 했다.  
그리고 난 시간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고 사회 진출하고 차를 

사고 나서야 겨우 시골 친구 집을 

찾을 기회가 생겼다.  
그 이후로 친구가 어찌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과거 중학교 앞 문방구 집 그대로였다.  
스르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친구 어머니가 나오셨다.  
그리고 인사를 하니 금방 알아보셨다.

"어머니, 안녕하셨어요.  저 xx예요"

"그래, 잘 있었냐?"

"네, 근데, 친구는 어디 있어요?"

"..........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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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친구는 삼수를 한 후에도 대학이 
마음에 안 든다고 군대를 갔고 
군대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우울증이 왔다고 한다.  
군 복무도 마치지 못하고 집으로 

왔는데 아직까지도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못해 어머니는 뒷방으로 
가보라고 했다.   
난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문방구를 

나와 뒤쪽으로 가  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친구는 나를 알아보는지.

"나, xx야.  친구야,  나 기억나?"

"어 너 xx 아니냐?  반갑다."

(순간, 난 친구가 멀쩡하게 정신이 
돌아왔는 줄 알았다.)

잠시 후,

"xx 친구야,  우리 농구하러 가자!"

그 후 난 다시 친구를 찾아가질 못했다.  
보면 너무 가슴 아플 것 같아서.

 

2023.11.18 - [수필] - 하숙집 룸메이트

 

하숙집 룸메이트

정들었던 시골 중학교를 벗어나 청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버스를 타고 충주로 가서 다시 청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했다. 부모님은 멀리 떠나는 아들이 걱정되셨는지 같은 학교에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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