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면 골프를 빼놓고 말하기
어려운 목적지이다.
연중 항상 따뜻한 지역이라
풀도 잘 자라기 때문에 골프장은
관리만 잘되면 좋은 조건에 라운딩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저렴한 것이 이점이다.
현지에서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는데 이 나라는 공휴일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주정부나, 중앙정부에서 익월에
공휴일을 선포한다.
근무할 당시는 금요일이나 월요일로
붙여서 공휴일을 선포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골프 라운딩 할
기회가 많았다.
클락에서는 골프장이 당시
6개 이상이 되었고 나인홀도 몇 개
있어서 연습 라운딩 하기도 좋았다.
마닐라에 회사 상사가 근무하고 있어
한 달에 한 번 골프모임을 가졌다.
마닐라에서 클락으로 오기도 하지만
마닐라 근무하시는 분들이 많아
내가 마닐라로 갈 경우가 많았다.
클락은 어찌 보면 시골에 해당돼서
골프장 관리도 썩 잘 되는 편은 아니고
그린도 마닐라 근처 유명 골프장
비교해서는 잘 되는 편이 아니어서
좀 느린 편이다.
마닐라에서 약 1시간 정도 가면
오차드 골프장이 있는데 회사 모임은
이곳에서 많이 했다.
이곳 골프장의 그린은 환상적이고
빠르기도 엄청 빨랐다.
클락에서 잘 치더라도 이곳에서 오면
타수가 많이 늘어난다.
어느 날 이 오차드 골프장에서
모처럼 선두를 달리고 있을 때였다.
오차드 골프장은 원래 망고 과수원
이었다. 그래서 망고나무가 많다.
그런데 어린 나무도 심어 놓아서 사람
에게 그늘을 만들어 줄 만큼 자란 것도
있다. 그런데 티 샷 한 공이 어린
망고나무 밑에 떨어져 있었다.
선두를 유지할 욕심에 자세도 안 되는
망고나무 아래서 힘찬 스윙을 했다.
골프채는 어깨를 넘어 망고나무 가지를
세게 때렸다.
그 순간 망고나무에 있던 벌집이
터져 나와 내 입술을 쏘았다.
입술은 금방 부어올랐다.
다행히 한국처럼 독성이 많은 벌은
아니었다. 그 홀에서 홀아웃까지 하고
나니 누군가가 비상약을 하나 건네주었다.
그냥 플레이를 끝내면 다른 분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몇 홀 남지 않아
계속 치기로 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입술이 부어올라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정말 우습게
변하고 있었다.
그날 마지막 홀 아웃하고 집으로 서둘러
돌아오는 중에는 좀 뿌듯하긴 했다.
"아, 그래도 오늘은 이겼다."
필리핀에서 라운딩 때는 야생동물
(코브라, 큰 도마뱀, 벌, 가끔 악어도
있음)을 특별히 조심하길 바란다.
괜히 풀숲에 공 찾으러 갔다가 큰일
당할 수 있다.
2024.01.09 - [수필] - 필리핀 클락 생활, 병발이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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