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가 고맙게도 여름먹거리
햇감자와 햇마늘을 보내주었다.
햇감자는 예전엔 주식이라 할 정도로
많이 먹었다.
하지감자라 했던가 감자를 캘 쯤이면
보리도 수확해 감자를 넣어 밥을 하곤
했다. 보리고개라는 말도 5월을 잘
넘기면 6월에 햇보리와 햇감자로
배고픔을 넘길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어릴 때 배고파서 감자 수확
전에 몰래 파내서 생으로 먹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설사를 하곤 했다.
지금이야 먹거리가 넘쳐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 햇감자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하지만 그때 햇감자는
크기도 유난히 커 보였다.
감자를 갈아 전도 부쳐먹고 감자를 썰어
반찬도 해 먹는 아주 귀중한 식재료였다.
농사일로 바빴으니 사실 이렇게 해 먹는
것도 드문 일이었다.
가끔 부모님 몰래 감자를 가져다
친구들과 구워 먹다 입천장이 되곤 했다.
햇마늘은 예전 시골집 텃밭에 심어
마늘종을 뽑아 먹고 나면 흙속에서
통을 키우고 잎이 마를 때쯤 수확한다.
아버지는 마늘을 잘 간추려 짚으로
엮어 집에 매달아 놓아 김장철이 되면
씨마늘은 두고 김장에 쓰곤 하셨다.
지금 부르는 이름이 단양마늘이었다.
육쪽마늘이라고도 해서 마늘 한 개에
딱 여섯 개로 쪼개지고 무척 단단해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었다.
지금은 의성마늘 해남마늘 등 유명한
지역의 특산품도 많지만 지금도
단양마늘 육쪽마늘은 최고인 듯싶다.
예전에 부모님은 햇마늘 큰 것들은
골라서 엮어 팔아 시골 살림에 쓰곤
하셨다. 이상하게 햇마늘에 대한
기억은 많이 없다. 하지만 마늘의
고장답게 집집마다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풍경은 눈에 선하다.
먹거리는 제철에 먹는 게 최고인 듯
하지감자는 분이 난다.
마늘은 까서 구워도 먹고 장아찌도
담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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