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초중고 학창 시절의 많은 기간을
해외 학교를 다녀서 미국 공대에 입학
하고도 군문제로 고심을 많이 했다.
공부를 해외에서 지속하기 위해서는
한국 남자로 태어난 이상 군 복무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대학생활에서 군복무하기 가장
적당한 시기는 1학년 마칠 때라는
판단과 영어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카투사에 지원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지원 절차를 입학 전에
알아보았다.
미국 대학의 시스템은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하는 인턴십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앞으로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졸업 후
현지 취업도 난관에 부딪친다.
카투사(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군
지원단)는 9월에 모병 공고를 하고
11월 초순경 무작위로 선발한다.
물론 지원 조건은 일정의 토익이나
기타 어학자격을 요한다.
지원 시는 매월 모집인원이 있고 어떤
달은 모집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원하는 달에 지원하면 된다.
아들은 당시 다음 해인 2021년도 6월
입영으로 지원했는데 추첨에 선발되었다.
처음 카투사에 배정되기 전 논산 훈련소
기간을 거쳐 카투사 자체 훈련을 소화할
무렵부터 대부분 카투사가 좋은 근무
여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은 맞는 말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것들은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들이 배속된 곳은 전차부대
이고 전투병이었다.
근무가 끝나면 자유로운 면은 있지만
FM대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난다.
훈련도 FM 대로 한다.
전차 포도 쏘고, 기관단총도 쏘고,
소총도 쏘고, 권총도 쏜다.
실탄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미군은 직업 군인들이고 한국은 징병제의
서로 다른 입장이지만 미군은 실전을
위주로 훈련을 한다.
부모 된 입장에서야 징병제 나라에서
그저 안 다치고 건강히 제대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해서 뭐든지 나서지 말라
하지만 아이의 성격이 그래서 그런지
지난번에는 스퍼라이드(특급전사)
24시간 지옥훈련을 통과했다고 한다.
1년에 한 번 있고 희망자에 한하여
지원하며 24시간 자지 않고 50~60KM
상당의 훈련량을 소화해야 하는 미군도
통과하기 만만치 않은 것에 도전해서
패스했다. 그래서 너는 왜 안 해도
되는 일을 하냐고 했더니 미군들이
한국 군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심하고
제대로 군 생활 안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이라도 그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한 번은 군인에 대한 Respect
부분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미국인 관광객들은 미군들을 보면
땡큐 포 서비스를 연발하며
아이스크림을 사주는데, 한국 군인들이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어떤 분이 바닥에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리고 한국 군인에게
내가 바쁘니 바닥 좀 대신 닦고 가라며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도 군인들에 대한 생각을 좀 더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아들을 보며 잠시나마 생각해 본다.
Note: 무엇보다도 아들이 항상 건강하고 무탈하게 지내길 바라는게 부모 마음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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