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임의 한 분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에 급하게 당일 기차를
타고 문상을 간 일이 있었다.
결혼식은 못 가도 문상은 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슬픔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 주는 말이다.
지인의 아버님은 연명치료를 거부하시고
얼마 있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 떠나시기 전까지
두 아들과 손을 오랫동안 잡고 있었다고
하니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자식의 마음
이야 오죽하겠냐마는 임종이라는 것이
정말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난 부모님이 어릴 때 돌아가셨는데
어머니의 임종은 보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유학을 간 터라 갑작스러운
임종에 인사도 못한 것이 제일 마음이
아프다. 그런데 아버지의 임종은
같이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도 손을
쓸 수 없어 집으로 모셔온 탓에 며칠을
힘들어하시며 돌아가셨던 아버지의
임종은 나에게 또한 커다란 충격이었다.
장모님도 내가 해외 거주하고 있어
임종을 보지 못했다.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삶을 마감하면서 옆에
있어주지 못함은 어머니 때처럼 가슴이
너무 아팠다.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팍팍한 삶 속에서
고생만 하다 마지막 인사마저도 못한
것은 뭐라 말로 다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그때를 생각해 보면
슬프고 괴로운 것이 인생의 한 부분이며
세상의 연을 끊는 마지막 순간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순간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덤덤히 그 순간을 맞이하며
웃으면서 가족 곁은 떠나는 마음 훈련을
해야 한다.
태어나 눈을 떠 부모님 얼굴을 처음 보는
아름다운 순간도 있지만 떠날 때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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