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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부딪힌 새
햇살이 눈부신 날에
어디선가 날아든
하얀 깃털의 새는,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힌 새는,
온몸으로 몸부림치다
이내 싸늘히 식어갔죠.
입속 머금은 풀씨들은
어미 새 임을 알려 주었죠.
배고파 기다리는 새끼들은
어찌해야 할까요?
어느 날 신께서 천사를 보내셨죠.
모두가 다르다고 말할 때
우리는 특별하다고 했죠.
모두가 불행하다고 말할 때
우리는 항상 행복했죠.
모두가 외면할 때
우리는 꼭 안아 주였죠.
모두가 포기할 때
우리는 희망을 놓지 않았죠.
세월이 흘러
천사와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 때
매일 기도를 하죠.
부디 천사도 같이
데려가 달라고.
예고 없이
유리창에 부딪친
어미 새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릴 데려가겠죠.
천사만 홀로 남겨 두고.
이젠 '왜'라는 의문조차
갖지 않기로 했죠.
그저 우리 앞에는
천사가 있다는 게 전부죠.
이 모든 의문들은
사람들이 만들고
사람들이 그 속에
갇혀 버린 거죠.
불행도 행복도 없으며,
미움도 사랑도 없으며,
감성도 이성도 없으며,
삶도 죽음도 없는,
심지어 그 경계조차 없는,
저 노을 너머 그곳에서
우린 천사를 기다리고
있겠죠.
by J.J.
2023.12.03 - [수필] - 운명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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